최근 슈카월드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와 슈카월드 코믹스에 올라온 강의 영상 하나를 보고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https://www.pewresearch.org/global/2021/11/18/what-makes-life-meaningful-views-from-17-advanced-economies/
위 링크는 Pew Research Center에서 진행한 "What Makes Life Meaningful" 설문조사의 결과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봤을 때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 순위를 매기면
1. 가족과 (아이들)
2. 직업, 직장
3. 물질적 부 (돈)
4. 친구
5. 건강
이 정도는 예상이 가능하다. 뭔가 그럴듯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조사 결과는 좀 독특해 보인다.
한국인들은 돈을 가장 가치 있게 여긴다.
오래전부터 선비정신, 유교문화, 청렴, 안빈낙도, 공동체 등을 중시하던 사회였다.
그에 반해 서구는 자본을 중시하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이다. 서구 지역 국가들이 가족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5위 중에
'친구'는 거의 다 들어가 있다.
한국인들은 수능의 나라답게 가치 있는 것 여러 개를 고르라고 했더니 단 한 가지만을 선택한 비율이 62%나 된다.
그중 대부분이 돈을 선택한 것이다. '오직 돈' 만이 그들의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
대한민국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도덕을 가르치며 공동체와 가족, 친구의 가치를 배우는 나라인데
어떻게 자본주의의 국가인 서방국들에 비해 공동체, 가족, 사랑에 대한 의식이 이렇게나 떨어질 수 있는지
정말 많이 놀랐고 이유가 궁금했다.
과거 이웃과 어울려 지내고.. 그랬던 시절에서 무엇이 언제부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더 자주 경험할 수 있는 30,40대가 가족을 더 소중히 여긴다.
반면에 대한민국의 청소년, 청년들은 가족을 거의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수준이다.
연인, 배우자를 인생에서 의미 있게 생각하는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생각보다 적었다.
대한민국은 역시나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더 적었다. 특히 친구는 꼴찌를 기록했다.
인간의 본능인 번식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찾아 많은 노력을 하고 힘든 과정을 헤쳐나가기도 한다.
또 매일같이 친구를 만나며 수다를 떨고 취미생활을 같이한다. 그런데 정작 인생에서 가치 있게 여기지는 않는다.
그들은 돈을 위해 친구를 만나는 것인가? 언제든 본인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이 들면 버릴 수 있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친구, 연인의 개념인 것인가..?
다른 국가에서 청소년, 청년들은 다른 나이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친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한국은 오히려 30,40대가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고 그 비율마저도 정말 정말 적은 수준이다.
정말 좀 안타까우면서도 충격적이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청년 중 한 명으로써 뭔가 대한민국에서 살기 싫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설문 결과이다.
진짜 정이 없어 보인다. 설문 결과만 봐도 한국 사회 전체가 삭막해 보인다.
한국 사람들은 왜 오직 돈만이 인생의 행복을 만들어 주는 곳에서 살아가고 싶은 것일까..?
Confucian: 유교의..
세로축 값이 커질수록 세속적이고 이성적인 것이고, 값이 낮을수록 전통적, 종교적인 것이다
모든 문화권 중에서 가장 세속적이고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즉 인생의 목표가 돈인 문화권이 유교이다.
그중에서도 한국(South Korea)이 가장 왼쪽 상단에 위치한다. (사진 클릭하면 확대할 수 있습니다)
슈카월드 코믹스의 강의에선 기업의 경제학의 근본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경제가 생기고 발전하는 이유..? 돈을 만들고 각종 제도를 만들어 제대로 굴러가게 만드는 이유는
사회를 잘 굴러가게 만들기 위함이다. 돈은 사회적 합의이고 각종 제도와 법들도 사회적 합의이다.
과학이나 수학처럼 어떤 이론에 의해 딱 떨어지는 결과가 아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고 인간이 바꾸고 가꾸는 것이다. 왜 만들었을까? 모두가 잘 살기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자본가들이, 어떻게 보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 사회적 약속을 본인의 욕심을 채우려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기업은 사회 구성원이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 이외에도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이라고 해도 사회에 악이 되는 행위를 한다면 사회에서 효용을 만들지 못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 기업이 사회에서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데 환경을 파괴한다던지, 독점 시장을 만들어 다른 기업들의 성장을 억제한다던지...
차가운 머리로 기업 하나만을 보면 돈을 많이 벌고 세금을 많이 내면 되니까 그게 더 좋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뜨거운 가슴으로 사회 전체를 바라봤을 땐 그러한 기업은 절대 이롭지 못한 기업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ESG가 등장하였다.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기업의 사회, 환경적 활동까지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SG가 등장한 배경도 이젠 더 이상 소비자가 이익, 물질적인 것만을 바라보고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기업의 사회 환원..? 과 같은 측면도 함께 고려하게 되면서 시작된 것 같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ESG경영이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도 여느 선진국처럼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저성장이 심화되면 우리는 돈 이외에 것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쯤엔 그러한 기업이나 사회 구성원이 주목받고 환영받을 것이다.
올리브영을 가보면 친환경, 동물실험 금지 등을 강조하는 기업은 많이 생기고 있는 추세이다. 화장품 말고도
편의점을 가보면 페트병 하나를 만들 때도 분리수거를 잘할 수 있다고 강조를 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많다. ESG의 E는 대한민국에서도 어느 정도 실행이 되고 주목받기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S를 실현하는 기업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E를 활용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그로 인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정말 곧 머지않아 경제 저성장이 시작됐을 때 그러한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윤만을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이 시장에서 계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앞으로의 진로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도 고려해야 하는 사항인 것 같다.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향이
지금 당장은 성공의 길이라 생각될지 몰라도, 돈 이외의 것들이 하나둘씩 주목받게 된다면 그러한 자질을
미리 키우고 있었던 대상이 유리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기업이 됐든, 개인이 됐든..
정부는 세금을 많이 내는 대기업을 보호하고 지원해 주는 것만 할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갈구고 괴롭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그걸 잘 못한다. IMF 시절 이후로 대한민국을 이끌어왔던 기업은 몇 개 없다. 그런 기업을 괴롭혀줘야 그 시장이 전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테크 기업을 계속해서 괴롭힌다. Standard Oil, AT&T와 같이 회사를 정말 토막 내버린 사례도 많다.
우리나라 게임 시장을 봐도 비슷하다. 국내 게임 기업이 힘들어하니까 뭘 하던 정부에선 신경 쓰지 않는다. 하고 싶은 걸 하게 놔둔다. 그러다 보니까 게임 회사는 만들기 쉬운 게임만 만들게 되고 중국에서 시작한 갓챠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성행한다. 반면에 중국은 게임 규제를 통해 그러한 게임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고, 따라서 게임 회사는 더 열심히, 경쟁을 통해 중국 게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국내 몇몇 게임 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 회사가 전망이 안 좋은 이유이다. 그냥 게임을 못 만든다. 갈구질 않으니까 성장을 하지 못한다.
이 영상을 보고 법인과 기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기업은 사회 구성원이고 사회가 없으면 기업도 존재할 수 없기에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배웠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기업 혹은 기업 경영진(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운영된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이곳저곳 자세히 살펴보면 개인이 사업을 하기 위해 법인을 차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특정 업종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근데 그 사람들은 법인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가?
개인 사업자가 아닌 법인을 만드는 이유는 법적으로 사회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이다. 그게 세금과 관련된 일이 됐든, 영업 방식의 혜택이 이유가 됐든, 뭔가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게 있으니 법인을 차린다.(주로 세금일 것이다)
법인을 차림으로써 국가의 보호와 혜택을 누린다. 근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법인은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개인 사업을 '기업'으로 만드는 행위가 곱게 보이지 못하는 이유이다.
다만 정말 기업다운 기업이 되기 위해선 사회가 혹은 정부가 그만큼 확실하게 보호를 하고 공정한 경쟁구도를 만들고 다양한 기업이 서로 발전할 수 있게 도와야 할 것인데,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정부의 주체들 마저
본인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하고 편 가르기를 통해 어떻게든 본인의 권력만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은
그들의 역할 충실히 이행하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있는 것일까?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가? 본인의 이익과 욕심을 위해 오히려 사회에 폐를 끼치고 범죄를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사회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꼬여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 주체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상적인 경제, 이상적인 사회,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선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워야 한다.
Cool heads, but Warm hearts
하지만 지금 우리 모두의 머리는 뜨겁고 가슴은 너무나도 차갑다. 돈을 벌기 위해 머리를 기가 막히게 굴린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 정말 머리는 뜨겁게 굴러간다. 하지만 가슴은 차갑다. 한 마디로 정이 없다. 가슴 따뜻해지는 일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끔 뉴스에서 가슴 따듯해지는 뭉클한 사건 하나를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갑고 벅차오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이 아직 살만하네요"라고 그런 영상에 댓글을 단다. 어쩌면 그러한 따듯한 사건들은 우리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야 하는 일이어야 할 수도 있다. 그게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사회는 비정상적이다. 효율적이지 않다. 사실 효율적인,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란 역사적으로 봤을 때 거의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비효율적인 것을 정상이라고 여기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개인의 욕심을 더 채우기 위한 길만 선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선택을 해야 한다. 나도 비정상적인 사람이 될 것인가 나도 효율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어 나만의 이윤을 추구하고 차가운 가슴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지금 생각하면 이 방법이 살아남기에 더 적합한, 진화와 적응에서 '적응'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반대로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머지않아 경제 저성장의 시대가 오고 사람들이 물질적인 것 이외에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될 때 빛을 발하게 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차갑지만 이성적인 머리를 가지고, 따듯한 마음을 가지고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는 것인가...? 인간의 본능이 있는 한 효율적인 사회, 모두가 잘 사는 사회는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인가?
그러한 세속적인 것을 떠나서 종교를 찾고, 전통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종교에서 말하는 교리를 그 자체만 봤을 땐 정말 이상적이다. 하지만 모두가 잘 알다시피, 그런 곳도 자세히 살펴보면 다 똑같은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또 다른 비슷한 작은 사회가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사진 출처: Pew Research Center, World Values Surv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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